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놨던 캐릭터를 nft로 발행했다. 거의 뭐 죽었다 살아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캐릭터 인스타그램 계정인지라 팔로워도 몇 안 되는 지인들에 지나지 않아 계정활성화를 위해 이것저것 해시태그를 달고 첫 포스팅을 했다. 해시태그를 주렁주렁 다는 행위와 그에 따른 결과는 마치-해본 적은 없지만-마약 같다. 홍보하고 싶은 내 게시물에 사람들이 많이 검색할 것 같은 단어를 이것저것 달면 매우 메크로틱하게도 특정의 해시태그 게시물에 즉각 반응하는 외국 계정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눈 깜짝할 새에 달아주거나 DM을 보내온다. 내 행위에 대한 그러한 즉각적이며 긍정적인 반응들은 도파민을 자극한다. 이래서 친구들이 본인 사진들에 해시태그들을 주렁주렁 다는구나 싶다. 그러던 와중에 Paul이라는 작자가 DM을 보냈다. 그는 대뜸 내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입발린 소리를 해댔다. 스캠이네. ㅋㅋㅋ 어디까지 말해보나 한번 보자. 싶은 마음에 그와 계속 DM을 이어갔다. 근데 어째 대화가 이상했다. 갑자기 그는 나에게 ’ 나의 개‘가 아닌 ’ 그의 개‘를 그려달란다. 문맥상 우리는 아직까지 제삼자를 거론한 적이 없었는데 느닷없이 my dog이 아닌 his dog이라니?? 그 사람이 누군데요 아저씨..?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. 얼마나 급했으면 중간에 어떤 문장을 빼먹은 채 복사 후 붙여 넣었을까 싶어 실소가 나왔다. 두 장 정도의 너무 귀여운 강아지 사진이 왔고, 강아지를 그려주면 300$를 준다고 했다. 분명 사진은 미국아저씨인데 애매하게 틀려대는 문법에 더더욱 쌓여가는 의심.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의심단계밖에 가지 못했던 이유는 그 아저씨의 사진이 진짜 미국에서 돈은 많은데 심심해서 그림후원하고 싶게 생긴 남자 사진을 어디서 잘도 구해왔음. SNS를 절대 믿으면 안 되는 이유!! 그리고 열심히 강아지 이름이며 좋아하는 거며 설명하길래 그래 귀엽다 열심히 사시네. 어디 사냐는 질문이 나와서 답변 후 예의상 너는 어디 사냐 물었더니 달라스 텍사스랜다. 에라이 이 양반아. 차라리 영어가 대체적으로 서툰 북유럽 쪽 국가라고 했으면 더 그럴듯했을 텐데. 이런 영어실력인데 텍사스 주민인척을 하네. 과감도 하시지. 그러더니 돈을 보낼 페이팔 계정을 알려달라길래 더 확실시하기 위해 페이팔 계정 만들어야 된다고 했고(사실 있었음ㅋㅋ) 구글에 검색해 보니 어떤 어린 그림쟁이가 유사한 경험담을 레딧에 늘어놓았다.(출처 : https://www.reddit.com/r/Scams/comments/101wl78/artist_commission_paypal_scam/?utm_source=share&utm_medium=web2x&context=3) 사연을 들어보니 진행방식이 나와 아주 똑같았다. 강아지 사진을 그려달라고 한다더라. 부른 금액은 300달러였다고 한다더라. 아 참. 그러고 보니 느닷없이 튀어나온 'his dog'에서의 그 his라는 떡밥은 아들이라고 한다. ㅋㅋㅋ. 아드님이 있으시다는걸 말씀하셨어야 했는데 깜빡하셨나보다. 뭐 아무튼 그렇게 내가 페이팔 계정을 불러줬을때 벌어질 내 미래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. 페이팔 계정 이메일과 이름을 알려주면 내 메일로 그럴듯하게 꾸민 페이팔 입금고지서가 통보된다. 물론 내 페이팔 계정에는 아무런 돈도 들어와있지 않다.(왜냐면 안보냈거든) 속이는 대상이 어라? 이상하다? 안들어왔다라고 하는 순간 사기꾼은 어떻게된거냐며 엄청난 톡으로 이 사람을 채근하기 시작해 대상을 당황시킨다. 근데 여기서 대박인 건 그들이 보낸 페이팔(사칭) 메일엔 상대방이 돈을 보냈는데 내 계정에는 돈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나오는 이유가 300달러가 개인계정으로써는 보유가능 금액의 한도를 초과하기 때문에 한도 확장을 위해 100달러를 지불하는 방법(?)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이다.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라보! 와 진짜 속임수도 가지가지 하고있고 너무 재밌고 멍청한 요지경 세상이구나를 새삼 느꼈다. 구글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300$ drawing commission scam이라고 검색만해도 레딧에 사기라고 말하는 글이 수두룩하게 결과로 쏟아져나오는데. 모르는번호로 전화 한통만 와도 안받고 바로 구글에 검색하는 나놈한테 고작 100$을 가져가려고 하네. 만들겠다고하고 무시했더니 다음날 물음표 세 개가 나를 채근했다. 이메일과 이름이 필요하고 바로 돈을 보내겠다길래 마지막 숟가락을 떠봤다. 혹시나 당신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는던 회심의 한 술. '나 아직 미키 안그렸는데'.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이메일과 이름 중 이메일만 보내놨다. 그랬더니 그건 걱정없다나? 이렇게 무지성으로 300$을 보내겠다고 안달난놈이 있다니? 라고 생각할 즈음 빨리 내 전체 이름을 내놓으라길래 신고와 차단을 주고 블로그로 바로 달려와서 글 쓰는 중! ㅋㅋ 강아지 사진은 진짜 귀엽긴 귀엽더라.(아련)
Opensea NFT 주소 : https://opensea.io/0xDc6F2a5F9D747B9EE28910Fe882107380eEE1024
캐릭터 인스타그램 계정 : @paul.ban